Uranus: 하늘의 신이자 가이아 여신의 전 남편

 

 

우라노스(Uranus)는 가이아(Gaea)에서 떨어져 나와 하늘을 다스렸습니다. 그는 자신의 역할에 충실했습니다. 열심히 생명의 씨앗을 뿌려 땅을 비옥하게 만들었으며, 산천초목이 무성하게 자라나도록 도왔습니다. 가이아는 자신의 표면이 초록빛으로 덮여가는 모습을 보며 크게 기뻐했습니다. 가이아와 우라노스의 자식들인 거인들 또한 한 몫 거들어 하늘과 바다를 만들고, 태양과 달을 떠올렸습니다. 하늘과 땅 사이에는 있어야 할 것들로 점차 채워지며, 세계는 조화로운 모습을 갖춰가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평화는 오래가지 않았습니다. 운명의 여신이 우라노스에게 충격적인 예언을 전해줍니다. “너는 네 아들에 의해 거세당하고 쫓겨날 것이다.” 이 말을 들은 우라노스는 공포에 휩싸였습니다. 그는 자신을 위협할 가능성이 있는 자식들을 제거하기 위해 끔찍한 짓을 저질렀습니다.

 

하늘의 신은 자신과 가이아가 결합해 낳은 자식들을 타르타로스(Tartarus)에 쳐박아 버렸습니다. 타르타로스는 대지의 여신 가이아의 무한히 거대한 몸속, 그중에서도 가장 깊숙이 자리한 음습한 곳이었습니다. 빛 한 줄기조차 닿지 않는 칠흑 같이 어둡고 빠져나올 수 없는 심연입니다. 신화 속에서 상상할 수 있는 가장 끔찍하고 섬뜩한 장소로, 후에 기독교에서 지옥이라고 불렀던 곳입니다.

 

갑작스럽게 감옥과 같은 블랙홀에 갇힌 거인들은 울부짖기 시작했습니다. 그들의 분노에 찬 절규는 땅속 곳곳에서 메아리쳐 여신의 심장을 후벼팠습니다. 산보다도 거대한 그들의 육체가 날뛸 때마다 가이아는 내장이 찢어질듯이 고통스러웠습니다. 가이아는 이 만행을 말리려고 애썼지만, 두려움에 휩싸인 하늘의 신을 막을 수 없었습니다.

 

이대로 둘 수 없다고 결심한 가이아는 남아있는 자식들에게 찾아가 도움을 청했습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신들은 어머니의 눈길을 피한 채 여신의 요청을 거절했습니다. 광포한 아버지에 대한 두려움이 그들의 정신을 움켜쥐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평소에도 반항적이던 크로노스(Chronus)는 달랐습니다. 겁 없는 막내아들은 어머니를 도와 우라노스를 상대하겠다고 선언했습니다.

 

희망을 본 가이아는 거대한 금강석 낫을 만들어 크로노스에게 건네주었습니다. 그 낫은 단순한 무기가 아니라, 여신의 의지와 힘이 깃든 도구였습니다. “이 낫을 들고 네 아버지를 무너뜨려라,” 가이아는 말했습니다. 용기 백배한 크로노스는 모든 것을 자를 수 있는 낫으로 아버지의 생식기를 잘라서 바다에 던져 버립니다. 생명의 원천을 거세당한 우라노스는 힘을 잃고 우주의 권좌에서 쫓겨납니다.

 

Uranus 후손


Uranus (천왕성, 태양계 7번째 행성)

천왕성은 1781년 영국 천문학자가 발견한 행성입니다. 천왕성은 태양계의 모습을 바꾸었습니다. 그 이전의 태양계에는 6개의 행성만이 존재한다고 알려져 있었습니다.

 

관행대로 새로운 행성 이름은 신화에서 왔습니다. 크로노스(Chronus)의 로마식 이름은 새턴(Saturn) 즉, 토성입니다. 과학자들은 크로노스에게 쫓겨난 우라노스가 토성 밖에서 떠돌고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새롭게 발견한 행성을 우라노스라고 불렀습니다. 우라노스는 토성 바로 옆에서 지금도 호시탐탐 기회를 엿보는 것 같습니다.

 

Uranium (우라늄)

‘uran(우라노스)+ium(물건)’입니다. ‘우라노스의 것’에서 ‘우라늄’을 뜻합니다. 우라늄은 1789년 독일 화학자가 발견한 물질입니다. 이 새로운 물질은 주기율표 92번에 배치되었습니다. 그리고 이 세상의 것이 아닌, 하늘 신의 물질이라는 의미에서 우라늄이라고 이름 붙였습니다.

 

20세기 중반에 우라늄은 원자폭탄을 만드는데 사용되었습니다. 핵무기가 보여준 파괴력은 이 세상에 없는 무시무시한 것이었습니다. 거세당한 하늘 신(Uranus)의 분노가 담긴 이름입니다.

 

권력을 잃으면 친구도 잃게 됩니다. Uranus는 쫓겨난 이후 많은 단어를 남기지 못했습니다.

 

Uranus: ‘하늘의 신’이며 ‘천왕성’을 뜻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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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aea

대지의 여신, 첫 번째 신, 모든 신들의 어머니

 

최초의 신이자 대지의 여신, 가이아는 혼돈 속에서 스스로 눈을 떴습니다. 그 누구의 도움도 없이 그녀는 존재하기 시작했습니다. 가이아 여신은 자신의 몸을 떼 내어 온갖 거인들과 괴물들을 만들어 냈습니다. 그녀의 고통스러운 창조는 거룩했지만, 태어난 자식들은 불행히도 어딘가 완전하지 않았습니다. 무성생식의 한계였던 걸까요? 자식들은 서로를 돕기는커녕 싸우고, 죽이고, 잡아먹어서 어머니를 비통하게 만들었습니다.

 

가이아 여신은 새로운 길을 모색했습니다. 이번에는 생명의 씨앗을 담을 짝을 만들기로 결심했습니다. 그녀는 자신의 몸에서 커다란 조각을 떼어내고, 그것에 생명을 불어넣어 우라노스(Uranus)라고 불렀습니다. 태초의 여신은 그렇게 만든 자신의 분신을 남편으로 삼은 다음 높디높은 곳으로 밀어 올렸습니다. 이렇게 우라노스는 드높은 하늘이 되었습니다.

하늘의 신 우라노스는 빗물에 생명의 씨앗을 담아 땅으로 내려 보냈습니다. 가이아는 그 씨앗을 받아 세상을 덮을 풀과 나무를 창조했습니다. 싱싱한 생명의 기운이 힘차게 대지 위로 퍼져 나갔습니다. 유성생식 덕분에 땅에는 아름답고 쓸모있는 생명체들이 가득 차게 되었습니다.

 

가이아는 단순히 생명을 잉태하는 여신이 아닙니다. 그녀는 ‘땅, 대지’를 상징하는 존재로, 모든 생명의 근원입니다.

 

Geo 후손


Geometry (지아‧머트리: 기하학)

‘geo(땅)+metry(측정하다)’입니다. 기하학은 땅의 면적을 측정하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고대 이집트에서는 장마철만 되면 나일강이 넘쳐 논‧밭의 경계가 없어졌습니다. 이 때 토지를 제대로 측량해서 주인들에게 나눠 주려면 기하학이 필요했습니다. 수학은 땅과 음식을 주는 고마운 학문입니다.

 

Geography (지아‧그러피: 지리학)

‘geo(땅)+graphy(쓰다)’입니다. ‘땅에 관해서 쓰다’에서 ‘지리학’을 뜻합니다. 전쟁이 일어나면 가장 바빠지는 학문입니다.

 

Geology (지‧알러지: 지질학)

‘geo(땅)+ology(학문)’입니다. ‘땅을 연구하는 학문’이라는 의미입니다. 바위와 대화하면서 지구의 역사를 연구합니다.

 

Geocentric (지오‧센트릭: 지구 중심의)

‘geo(지구)+centric(중심)’입니다. ‘geocentric theory’는 지구가 세상의 중심이라는 ‘천동설’입니다. 1500년 넘게 세상을 지배했던 지금은 어이없는 이론입니다. 많은 사람이 오랜 세월 동안 틀릴 수 있다는 확실한 증거입니다.

 

로마인들은 가이아를 자신들의 여신 ‘테라(Terra)’로 바꿔치기 했습니다. Terra 여신도 몇 단어들을 남겼습니다.

 

Terra 후손


Terrace (테러스: 테라스)

‘terra(땅)+ce(것)’입니다. ‘땅’이라는 의미입니다. 테라스는 주택에 딸린 외부 공간입니다. 달빛 아래서 아름다운 여인에게 사랑을 고백하는 장소로 애용됩니다.

 

Territory (테러토리: 영역)

‘terri(땅)+tory(장소)’입니다. 땅을 어원으로 하며 ‘영토’나 ‘구역’을 뜻합니다. 입에 착 달라붙는 속어 ‘나와바리’와 같은 의미입니다.

 

Terrain (테레인: 지형)

‘terra(땅)+in(안)’입니다. ‘땅의 안쪽’이라는 어원에서 ‘지형’을 뜻합니다. 경사지형, 하천지형과 같이 쓰입니다. 험한 지형일수록 힘들지만 재미있습니다.

 

E.T (외계인)

‘E.T’는 ‘Extra(밖)-Terrestrial(땅)’을 줄인 말입니다. ‘이 땅 밖의 존재’라는 어원에서 ‘외계인’을 뜻합니다. 철자가 열여섯 자인, 천문학자용 단어입니다. 그런데 영화 ’E.T‘가 세계적인 히트를 치는 바람에 모르는 사람이 없게 되었습니다.

 

가이아 친구


Gaea Theory (가이아 이론)

1972년 영국의 과학자 제임스 러브록이 주장한 가설입니다. 지구를 생물과 무생물이 상호작용하며 진화하는 유기적 생명체로 봅니다. 특히 지구(가이아)를 무분별하게 파괴하는 인간을 ‘지구 최악의 오염물질’이라고 규정했습니다.

가이아라는 이름을 쓴 의도는 명백합니다. 신화에서 가이아 여신은 넘치는 생명력만큼이나 무자비한 여신입니다. 자신을 해치는 하늘의 신을 살벌하게 없애 버립니다. 인간이 자신(지구)을 해치면 인간도 없애 버릴 수 있다는 은유입니다. 엄마 성질 건들지 말라는 이야기입니다.

 

Gaea, Terra: 대지의 여신이며 땅을 뜻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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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초에 카오스가 있었습니다. 카오스는 ‘어지럽고 무질서해서 혼란한 상태’입니다. ‘혼돈’이라고도 합니다. 카오스는 어디에나 존재합니다. 이 혼돈은 단순히 무질서가 아니라, 무언가가 시작되기 직전의 거대한 가능성이 숨 쉬고 있는 상태입니다.

 

여러분의 방을 둘러봅시다. 주인이 빠져나간 옷들은 침대 위에 널브러져 있습니다. 할 일 없는 필기구들은 책상 위를 굴러다닙니다. 책들은 방바닥에 나뒹굴며 발 디딜 틈도 없이 공간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틀림없이 혼돈 상태지만 주인의 손길을 거치면 질서가 탄생합니다.

 

 

출퇴근 시간, 지하철 안에는 사람들이 콩나물 시루처럼 빽빽이 들어차 있습니다. 도로 위에는 옴짝달싹 못하는 차들이 경적만 울려댑니다. 또 하나의 카오스입니다. 그러나 사람들은 이 혼돈의 와중에도 일터를 찾아 일상에 질서를 부여합니다.

 

카오스는 그리스 말로 비어 있는 ‘틈새(chasm: 캐즘)’를 의미합니다. 하지만 카오스가 단순히 비어 있는 상태만은 아닙니다. 보이지는 않지만 사물을 만들 수 있는 재료들이 흩어져 있습니다. 태양, 달, 별 등, 세상의 씨앗이 될 재료들이 존재하고 있습니다. 카오스는 말하자면, 거대한 창조의 원료 창고와도 같습니다. 아무것도 없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 안에서는 모든 것이 가능합니다.

 

신화 속에서 카오스는 단순히 혼란의 끝이 아니라, 질서의 시작이었습니다. 창조는 항상 혼돈 속에서 태어난다는 상징입니다.

카오스 후손


Chaotic (케이아틱: 혼돈상태의, 어지러운)

‘chao(카오스)+tic(형용사)’으로 ‘카오스적인’을 뜻합니다. 카오스적인 방을 만드는 것은 그 주인입니다.

 

Chasm (캐즘: 아주 깊은 틈새)

‘chasm(하품하다)’입니다. ‘하품할 때 생기는 입 속의 텅 빈 공간’을 어원으로 해서 ‘틈새’를 뜻합니다. 지구가 하품하는 것 같은 지진은 거대한 틈새(chasm)를 만들어냅니다. 그리고 즉시 카오스 상태가 됩니다.

 

Gas (개스: 기체, 가스)

‘gas’도 카오스에서 나왔습니다. 언뜻 보면 gas는 카오스와 거리가 멀어 보입니다. 17세기 한 벨기에 의사는 고체나 액체가 아닌, 보이지 않는 물질을 발견합니다. 그는 이 투명한 물체의 상태가 카오스와 비슷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chaos에서 ‘ch’를 ‘g’로 바꾸고 ‘o’를 뺀 다음 ‘gas(기체)’라고 이름 짓습니다.

 

Gasoline (개설린: 가솔린)

미국에서는 ‘개스(gas)’가 때로 ‘가솔린(gasoline)’으로 쓰입니다. 분명 액체인 가솔린을 기체인 가스로 쓰는 까닭에 헷갈립니다. 카오스에서 나온 말답게 혼돈을 일으킵니다. 가솔린은 ‘가스가 되기 쉬운’이라는 뜻입니다. 가솔린은 엔진 내부에서 기체(gas)가 되어 공기와 섞여 불이 붙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가솔린을 ‘개스(gas)’라고 합니다.

Chaos Theory (캐이어스 씨어리: 카오스 이론)

 

1961년 미국의 기상학자 에드워드 로렌츠는 ‘브라질에 있는 한 마리 나비의 날갯짓이 텍사스에서 토네이도를 발생시킬 수 있는가?’라는 논문을 발표합니다. 이 논문을 한 줄로 요약하면, ‘한 마리 나비의 날갯짓이 5,600km나 떨어진 곳에 토네이도를 유발할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이 논문에서 카오스 이론이 나왔습니다. 이 이론은 날씨나 주식시장 같은 복잡한 현상들로부터 규칙성을 찾게 해 주었습니다. 영화 ‘쥐라기 공원’이나 ‘나비효과’ 등은, 카오스 이론에 기초한 영화들입니다.

카오스 친구


Entropy (엔트로피: 무질서 정도)

엔트로피는 ‘무질서도’를 의미합니다. ‘모든 반응은 무질서도가 증가하는 방향으로 일어난다’는 말입니다. 즉, 엔트로피는 혼돈의 카오스를 사랑합니다. 방 정리해 봤자 금방 어지럽게 만들어 버리는 범인입니다.

 

Apple (애플: 사과)

달고 향기로운 사과는 곧잘 카오스를 만듭니다. 영어에는 ‘the Apple of Discord ’라는 유명한 표현이 있습니다. ‘불화의 사과’라는 뜻입니다. 고작 ‘불화의 사과’ 하나 때문에 트로이 전쟁이 일어났고 그리스와 트로이는 카오스가 되었습니다.

에덴동산의 사과 (선악과)도 카오스를 가져왔습니다. 아담과 이브는 사과 하나 잘못 따먹고 벌거벗은 채로 낙원에서 쫓겨났습니다. 낙원 밖은 순진한 이들에게 혼돈의 카오스였습니다.

 

요즘은 애플사(Apple)가 불화(discord)를 조장합니다. 애플에서 신제품이 나오면 찬성파와 반대파 사이에 한 바탕 카오스가 발생합니다. 불화의 사과가 맞습니다.

 

Chaos: ‘텅 빈 틈새’에서 나온 말로 무질서나 혼돈을 뜻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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